울 아버지의 첫 당뇨약, 메트포르민 정!
현재 60대 후반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계신 아버지는 당뇨를 앓으신지 근 10년이 되어갑니다. 그럼에도 제가 아버지의 당뇨 식이관리, 혈당관리, 메트포민정 등과 같은 약물 등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당뇨에는 관심도 많고, 공부도 해왔던 제가 어찌 바로 코앞의 일에는 캄캄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당뇨로 어금니가 2개나 빠졌다는 소리를 듣고서야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그제야 정신이 번뜩 들었습니다. 내가 할 일을 하자!
당뇨로 40인치이던 허리가 홀쭉, 볼살도 홀쭉
키가 167cm밖에 안되시는 울 아버지는 몸무게는 75kg은 훌쩍 나가는 시절이 있었습니다. 한창 아이들 키우느라 회사 다니고 회식이다 뭐다 하며 고기에 술에 스트레스까지 찌든 삶이셨죠. 그렇게 훅훅 세월은 흘러 몸은 낡아가는데 그간의 식습관은 그대로, 운동은 제로다 보니 결국 당뇨가 오고야 말았습니다. 어느 날부터 뱃살과 볼살은 훅훅 빠지기 시작했고, 없는 머리털에 볼살까지 빠지니 어찌나 맘이 안 좋던지요.
당뇨의 3대 증상인 다음, 다식, 다뇨의 모든 증상이 모두 빠짐없이 나타났습니다.
결국 내과로 가서 당뇨약을 시작하셨습니다. 혈당관리를 하라는 교육은 뒷전, 한 달에 한번 병원에 갈 때만 재어본다는 말에 저는 기절초풍할 뻔했습니다. 당뇨약을 드시는 양반이 어찌 당체 크도 안 하는지.. 저러다 저혈당으로 쓰러지면 어쩌나, 고혈당 shock이 오면 어쩌나 걱정만 쌓여갔고 잔소리만 늘었습니다.
메트포르민(Metformin) = 당뇨약의 1차 치료제!
- 메트포르민 정은 보통 당뇨 진단 후 처음 만나게 되는, 혈당 수치 조절에 도움을 주는 경구용 당뇨약입니다.
- 혈당조절 / 개선을 위하여 제2형 당뇨병이 있는 성인 = 메트포르민정 + 식이조절 + 운동요법 이 함께 사용됩니다.
- 때때로 인슐린이 아닌 다른 약물과 함께 사용되지만 제1형 당뇨병을 위한 치료제는 아닙니다.
- 외국에서는 다낭성 난소 성 증후군에 오프라벨(off label)*로 쓰이기도 합니다.
* 참고
미국에서는 라벨 (영어로는 레이블이라고 읽는다)을 의약품의 일부로 보기 때문에 의약품의 라벨에 들어가는 내용, 예를 들면, 적응증, 용량, 투여경로, 투여기간, 환자군 등은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래서, 라벨에 쓰인 대로 사용하는 것을 온라벨 (on label) 사용이라고 하고, 라벨에 쓰여진 대로 사용하지 않은 것, 즉, 허가받은 내용대로 사용하지 않은 것을 오프라벨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미국에서의 오프라벨 처방은 자유롭지만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
메트포르민 + 조영제 쓸 때 끊어야 하는 이유
메트포르민정이 요오드계 조영제와 만나면 신장에 독성을 일으킵니다. 일시적으로 신기능을 변화시키거나, 신부전이 있는 환자는 신부전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메트포르민 계열은 대부분의 당뇨환자가 처방 시 처음 만나게 되는 약입니다. 그런데 저혈당이나 고혈당에 대한 주의사항은 들으면서 이런 약의 주의사항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설명을 들은 분이 거의 없을 겁니다.
제가 이 메트포르민의 위험성을 알게 되면서, 젊은 내가 먼저 공부하고 아버지 당뇨교육을 시켜드려야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똑바로, 제대로, 똑똑하게 알아야 아버지를 설득할 수 있고 교육시켜드릴 수 있다고 믿었기에 파고 파고 또 파고 있습니다.
메트포르민정을 복용하고 있는 사람이, 요오드 계열의 조영제를 쓰는 경우는 검사 당일부터 검사 후 48시간 동안은 메트포르민정을 중단해야 합니다.
신기능이 손상된 환자가 당뇨약을 중단하지 않았을 경우, 유산증(Lactic acidosis)이 유발될 수 있는데, 이의 증상으로는 '졸음, 피로, 메스꺼움, 구토, 혈압 저하, 호흡곤란, 정신의 혼란'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신장병이 있거나 80세 이사의 고령에게선 이런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당뇨환자분들은 혈당만 볼 것이 아니라 평소 간 기능 및 신장기능 등의 전반적인 기능 평가를 함께 진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 정리
- 당뇨환자가 메트포르민 복용 중 조영제 쓰는 검사 진행 > 의사에게 복용약을 알린다.
- 신장기능 보호를 위해 검사하는 날 아침~48시간동안 메트포르민을 중단한다. 이 사실을 의사와 상의한다.
만약 정상 신기능을 가진 환자에게서는 이런 유산증의 위험성이 낮다고 보고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예방적으로 중단을 하는 게 좋습니다. 그 중단 기간 동안은 혈당이 심각하게 오르지 않도록 각별히 식이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메트포르민이 암세포 증식을 억제?!
메트포르민은 암세포 증식을 억제한다는 연구가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메트포르민은 굉장히 오래된 약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기전으로 혈당을 낮춰주는지 정확하게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연구한 바에 따르면,
- 간에서 인슐린 저항성을 감소시킴으로써 공복혈당을 줄임
- 위에서 식욕감소 유발해서 체중감량을 도와줌
이 정도 작용만이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메트포르민 연구결과가 활발히 발표되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암세포 증식 억제'입니다. 간암, 대장암, 췌장암 환자 중 당뇨병이 동반된 환자를 추적했습니다. 당뇨치료를 위해 메트포르민을 복용했던 사람들의 사망률/재발률이 낮더라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또한 미국의 연구를 보자면 특정 유형의 유방암 발병률이 낮더라는 결과도 있습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아마도 암세포가 증식하는 데는 포도당이 필요한데, 메트포르민이 간에서의 포도당 합성을 막아버림으로써 암을 '굶겨'죽였을'것이다.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혈당이 정상치인데 암세포 증식 억제를 위해 복용한다? 이건 연구에 따른 결과가 없기 때문에 의사는 조심스럽다고들 이야기 합니다. 특히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신장에 문제가 있거나 고령의 경우 장점보다는 부작용이 부각될 수도 있습니다.
정리
본인이 먹는 약이 정확하게 모른 채 혈압, 당뇨약을 매일 드시는 분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4-5개나 되는 알약을 뭔지도 정확히 모른 채, '혈압약, 당뇨약'등으로 알고 드십니다. 그래서 주로 수술이나 시술할 때 약의 종류나 횟수 등을 자녀들이 알아보고는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슷한 약을 같이 드시고 계시거나, 같이 먹으면 안 되는 약을 함께 복용하고 계신 경우도 있습니다. (시간차를 둬야 하는 경우 등)
혈관 등을 보는 시술을 할 때 주로 쓰는 요오드 조영제 등.. 평소 자주 하지 않고, 알레르기나 복용약에 대한 인지가 없는 상태로 진행했다가 부작용을 겪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매일 먹는 약, 이름과 성분, 어떤 주의사항이 있는지 정도는 간단하게라도 알고 꼭 드시길 바랍니다. 연세가 많으신 부모님을 두신 자녀분들께서도 함께 챙겨주세요!
☑️내가 먹는 약이 어떤 것인지, 종류와 이름을 기록해 두고, 평소에 주의사항을 알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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