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린이, 클릿 페달에 도전장을 내밀다.
자전거 탄지 5년이 넘었는데 이제야 클릿을 용기 내어 시작했어요.
제 첫 자전거는 평페달이었는데, 동생이 준 자전거에는 클릿 페달이 달려있었거든요.
그래서 한동안 운동화+클릿페달로 자전거를 탔어요. 기어를 바꿀 때마다 발이 털리면서 마음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어요.
마음의 준비가 끝나면 클릿슈즈를 시작해야지! 라며 유튜브만 계속 바라보며 '다들 어렵다고, 위험하다고 하는데... 나 혼자 잘할 수 있을까?'라고 걱정했어요.
클릿슈즈 입문용추천 #스페셜라이즈드 토치 시리즈
2일 전 자전거 의류 구경하러 천호 자전거 거리에 갔다가... 응? 클릿슈즈도 한번 볼까? 싶어서 스페셜라이즈드에 들렀어요.
들어가자마자, 모기같이 작은 목소리로 입문용 클릿슈즈 좀 보여주세요.라고 했는데..
너무너무 친절하게 알려주시고, 보여주시고, 설명해주셨어요!
제가 구입한 건 입문용으로 많이 사용하는 #스페셜라이즈드 토치 시리즈 중 2.0으로 샀어요. 가격이 저렴하고 큰 차이가 없어 보여서 1.0으로 사고 싶었는데, 제 발에는 2.0이 잘 맞더라고요. 발을 잡아주는 단단함이 다르고, 사이즈 단위가 더 세세하게 나오는 등 차이점이 있으니 직접 오프라인에 가시는걸 강추합니다. 신어보고 사지 않았으면 절대 몰랐을거에요.
아!
간 김에 골반 너비를 체크할 수 있는 기계가 있어서 이것도 하고, 안장도 추천받았어요. 미믹 안장 유명하다고 해서 궁금했는데! 제 사이즈에 맞는 저렴이는 sold out이라서 구매는 못했어요.
2-3번 신어보고 "이거 주세요" 이래 버렸습니다. 미케닉분이 걱정됐는지 안되면 자전거 들고 오라고 하셨어요.
우선은 무식하게 집으로 돌아왔어요.
클릿 페달? 어렵지 않아요! 15분 마스터하는 클릿페달 입문!
유튜브 스승님들 10-15분들의 노하우 전수를 받습니다.
이때 중요한 점은 '정해진 건'없다는 거예요. 가이드라인만 있을 뿐, 내가 타는 스타일에 맞춰서 클릿을 빼고 넣고 자전거를 기울여도 괜찮다..라는 거에요. 너무 어렵게 딱 기준에 맞추지 않아도 됩니다. 쉽게 설명된 영상을 여러 번 보는 것도 도움됩니다.
인터넷에서 클릿 페달 관련 글을 검색 후 순서 및 주의사항 숙지 + 이미지 트레이닝!
대략적인 순서를 그리며 내 머릿속으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봅니다. 가장 중요한 건 브레이크를 잡기 전 이미 내 클릿은 빠져 있어야 한다. (초보 기준 / 브레이크를 잡은 후 평행을 잘 잡으며 클릿을 빼는 고수들은 제외)
그리고, 클릿 페달은 한 발로도 앞으로 갈 수 있습니다. 한쪽을 끼웠는데, 다른 쪽을 못 끼웠다? 그런데 빨리 출발해야 된다면 우선 못 끼운 쪽은 페달에 발을 얹은 상태로 구르면서 앞으로 가면서 결착시켜도 됩니다. 허둥지둥 급하게 안 끼워도 돼요.
개인적 의견 + 나의 첫 클릿 페달 과연.. 한 번도 넘어지지 않았을까?
너무 어렵다 싶으면 한동안 클릿 페달만 달고 운동화 신고 클릿 페달에 대해 익숙해져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건 제가 한 방법인데요. 동생에게 자전거를 받았을 때 이미 클릿 페달이 달려있었어요.
동생이 운동화 신고 그냥 타도 괜찮다고 해서 그냥 탔죠. 위아래 구별해서 타기만 해라 그럼 된다- 이렇게 알려주기만 했고, 그런가 보다 하고 탔습니다.
이렇게 타니까 위아래 구별하는 법+클릿 페달에 대한 부담감을 낮추는데 큰 역할을 했어요. 그냥 운동화 신고 마치 내가 클릿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보시고 위아래 구별을 하는 것부터 서서히 익숙해지는 것도 좋은 방법 같아요. 이건 개인적인 의견이니 참고만 하세요.
그리고.... 어제 비가 와서 시도 실패하고, 그리고 드디어 오늘 한강 공터로 갔습니다.
- 공터에서 좌측 클릿, 우측 운동화로 시작해서 한 바퀴
- 양측 다 클릿
순서로 진행했어요. 좌측을 빼고 좌측으로 기울여서 서는 것을 기본으로 배워야 한다고 해서 그렇게 배웠습니다. 다행히 저는 자전거 습관이 그렇게 들어있었어요. 출발은 오른발, 멈추는 건 왼발. 사람마다 조금씩 다른 것 같으니 만약 왼발이 절대 안 된다면 우측 발부터 익숙해져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우선 두려움을 없애는 게 최우선이니까요!
그런데... 놀랍게도 제가 생각보다 꽤 잘하는 것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안 보고 끼우는 건 꽤 힘들었지만, 미리 클릿 장력을 낮춰놓아서 뺴는건 너무 잘 됐어요.
그런데.... 방심하는 찰나! 엇어! 하는 찰나의 순간 휘청! 꽈당!
사람이 이래서 겸손해야 해요. 쯧쯧...
클릿 페달에 클릿을 끼우고 빼는 게 문제가 아니더라고요.
마지막까지 정확하게 방향을 정하고 무게중심을 옮겨줘야 하고- 아니면 꽈당!
처음 공터에서 몇 번 연습하면서 -
"하하! 이걸 왜 어렵다고 하지! "라는 세상 멍청한 말을 하고 바로 좌측으로 클빠링 1회
집 앞 횡단보도 앞에서 초등학생들이 우글우글한 곳에서 "여기서 넘어지면 부끄럽겠다"라고 신랑에게 말하는 순간 바로 우로 클빠링 1회 추가요!
초등들의 표정은... 하아.. 자전거 일으켜주신 학부모 어머님 감사합니다.
넘어지는걸 찍었어야했는데-
두번다 못찍었네요. 두고두고 보면서 재밌어했을텐데 하하하하
아.... 좌 1, 우 1 했으니까 이제 다 한 거겠죠? 사람이 이래서 겸손해야 합니다. 앞으로도 겸손하겠습니다.
그래서 클릿 페달 추천하나요?
이렇게 무식하고 용감한 클릿슈즈 입문기를 마쳤습니다!
굉장히 어렵고 무섭다고 생각했는데, 그 '생각'이 실행을 어렵게 하는 거였어요. 실제로 클릿 신고 라이딩해보니 너무너무 좋아서 왜 이걸 이제 했나 싶을 정도였어요. 넘어져도 괜찮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여러분 클릿 시작하세요! 너무 재밌고 신나요. 상상하던 것보다 더 좋아요.
빕숏을 한 번만 입는 사람이 없듯이.... 클릿도 한번만 느끼는 사람이 없겠다 싶을 정도로 지금까지 망설인 게 아까울 정도였어요. 뭐든 남들이 어렵다는 말만 듣고 시도조차 하지 않고, 머릿속으로 어렵겠지? 힘들겠지?라고 생각하며 스트레스받는 것보단, 그냥 해버리는 게 어쩌면 더 쉬울지도 몰라요.
운동신경 없어서 넘어질 때 머리부터 갖다 박는 저도 하는 걸 보니까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으셔도 될 듯합니다.
파이팅!!
그 와중... 아직도 클릿 시도 안 하는 우리 신랑 어떻게 꼬셔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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